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연남동 몽중식에 다녀왔습니다. 한 편의 영화를 테마로 한 중식 코스 요리와 스토리텔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식당이에요. 식사 시간 동안 스토리텔러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의 스토리가 녹아있는 요리를 맛보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테마는 두 달에 한 번씩 바뀌며 저는 왕가위감독의 영화 '화양연화'를 테마로 한 디너코스를 즐기고 왔습니다. 기대이상으로 만족했던 연남동 몽중식 후기 시작할게요.
스토리가 있는 중식당, 몽중식
- 위치: 마포구 동교로 257 2층
- 런치:12:00 / 14:00 - 6메뉴 38,000원
- 디너: 17:00 / 19:30 - 9메뉴 93,000원
연트럴파크 부근에 위치한 연남동 몽중식입니다. 몽중식은 예약제로 진행되며 캐치테이블 앱에서 예약할 수 있어요. 다만 경쟁률이 치열해 예약이 쉽지는 않는데요, 다녀오니 이해가 가더라고요. 한번 방문하면 그 매력에 빠져 테마가 바뀔 때마다 재방문하고 싶어 집니다.
2023 몽중식 테마
1,2월: 천장지구
3,4월: 화양연화
5,6월: 해피투게더
7,8월: 지금, 만나러 갑니다
9,10월: 색계
11,12월: 심야식당
몽중식의 테마는 2개월마다 변경되며 올해의 테마는 위와 같습니다. 테마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중 저는 '화양연화' 디너 오후 5시 타임으로 다녀왔습니다.
스토리텔러분께서 설명을 해주시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고 가도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당 테마의 영화를 보고 가시기를 추천드려요. 저도 방문 전날에 화양연화를 보고 가서 몽중식의 음식과 스토리에 더 흠뻑 빠질 수 있었답니다.
입장은 예약한 시간 10분 전부터 매장은 바 자리로만 이뤄져 있어 좌석이 많지는 않아요. 바 자리를 빙 둘러앉으면 스토리텔러분이 중앙에서 설명을 해주는 방식이에요.
내부는 영화 화양연화의 컨셉에 맞춰 포스터,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어요.
자리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화양연화의 테마를 잘 보여주는 화려하면서도 봉환적인 플레이팅이 예뻤어요. 화려한 꽃 접시는 화양연화 테마에 맞게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하네요. 접시 위에 2046 키링은 영화 속 두 주인공의 작업실 방번호 이기도 합니다.
작은 티박스를 열면 장미꽃이 들어있어요. 식사 내내 꽃과 함께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식전주와 따뜻한 땅콩차가 나오는데요, 식전주는 상큼 달콤해서 입맛을 돋우기 좋았고 땅콩차도 구수해서 맛있었어요. 차는 필요하면 리필해 주십니다.
몽중식 코스 메뉴와 고량주 페어링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오늘 진행될 코스 요리와 고량주 페어링 코스에 대해 안내해 주셨어요. 저희는 요리와 함께 5가지 고량주를 맛볼 수 있는 5품 코스로 주문했어요.
페어링 코스와 별개로 주류 메뉴도 따로 있으니 취향 것 골라 드셔도 됩니다.
본격적으로 코스가 시작되면 스토리텔러분이 음식과 주류에 대해 소개해주십니다. 페어링 되는 주류는 앞쪽에 올려주셔요. 자리마다 이번 테마인 화양연화의 한 장면이 담긴 엽서가 놓여 있는데요, 이 엽서를 넘겨가며 스토리를 이야기해 주십니다. 바로 전날 영화를 보고 방문했더니 직접 본 장면과 스토리텔러님의 이야기가 겹쳐져 더 재미있었어요.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뒷얘기, 배경 이야기도 해주셔서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제외하고 지금부터 음식을 보여드릴게요.
화양연화 디너 코스 메뉴
홍콩식 콜드누들
영화 속에서 남편의 부재로 혼자 식사를 해야 했던 장만옥이 늘 사 먹던 국수를 모티브로 한 메뉴입니다. 얇은 카펠리니면에 칠리소스와 땅콩 분태, 메추리알이 올라간 파스타인데 매콤하면서 땅콩의 고소한 맛이 좋았습니다.
멜론 홍창프로슈토
영화에서 넥타이와 가방이 중요한 장치로 등장하는데요, 그중 장만옥의 가방을 형상화한 요리입니다. 멜론과 프로슈토의 조합은 맛이 없을 수 없는 메뉴죠. 가방 손잡이는 스파게티 면을 튀겼다고 하는데 고소했어요.
블랙페퍼 스즈터우
영화 속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함께 앉아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돼지고기를 다져 함박스테이크같이 만든 메뉴가 나왔습니다. 달콤한 소스와 구운 야채, 으깬 감자가 함께 나와요. 고기가 부드러웠고 으깬 감자, 즈란을 곁들여 먹으니 더 맛있었어요.
블랙페퍼 스즈터우와 함께 나온 목이버섯 나물인데요, 원래 목이버섯을 안 좋아해서 먹지 않다가 주변에서 맛있다는 말을 듣고 먹어봤습니다. 상큼하게 입을 헹궈줘서 꽤 맛있더라고요.
치킨콘지 하가우
다음으로 화려한 비주얼의 딤섬이 나왔습니다. 그릇부터 식용 꽃 장식까지 너무 예쁘죠?독특하게도 속은 닭죽으로 채워져 있는데요, 아픈 양조위를 위해 장만옥이 손수 끓였던 죽이 생각나는 메뉴였어요.
2046 뇨끼
다음으로 화려한 비주얼의 보석함이 나왔어요.
뚜껑을 열어보면 알록달록한 색감의 뇨끼가 살포시 놓여있습니다. 보기에도 예쁘지만 색깔별로 맛이 달라서 먹는 재미도 있었어요. 뇨끼 접시 아래에는 치파오가 연상되는 천이 깔려 있는데요, 이런 작은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있어 몽중식에서의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네요.
춘풍 유림계
다음 메뉴도 정말 아름답죠? 이름처럼 봄바람이 느껴지는 플레이팅입니다. 유림계는 일반적인 유린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위에 나물 튀김 같은 게 올라가서 향긋하고 맛있었어요.
주류 페어링 코스에 '몽자단'이라는 술이 있었는데 바로 맥주와 고량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였어요. 신나는 음악에 맞춰 다 같이 폭탄주를 만들고 함께 원샷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요, 고량주와 맥주의 조합도 좋았고 다같이 마시고 나니 흥이 올라서 더 재밌었어요.
싱가폴 랍스터 칠리소스
오늘의 메인은 무려 랍스터입니다. 손장갑을 주시긴 했는데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었어요. 먹기 좋게 전부 손질되어 있었거든요. 이 가격에 랍스터까지 나온다고?라는 마음에 솔직히 랍스터 질은 기대하지 않았는데요, 살이 퍽퍽함 전혀 없이 탱글하고 맛있었어요! 칠리소스에는 계란도 듬뿍 들어있어 더 좋았습니다.
주류페어링의 마지막 술은 자신의 띠에 맞는 동물 잔에 주셔서 특별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마라 아라비아따 빠네
마지막 메뉴인 빠네예요. 면은 도삭면을 사용하였고, 마라향이 나는 찐한 크림소스는 감칠맛도 좋고 매콤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고기가 몇 점 곁들여 나왔는데 함께 조리한 게 아니라 따로 올려져 있어서 식은 감이 있더라고요. 고기와 빵은 배가 불러서 먹지 않았습니다.
공갈빙과
정말 마지막, 디저트입니다. 빙과를 망치로 톡톡 두드려 깨면 안에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마지막까지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연남동 몽중식, 사실 컨셉과 기획력이 돋보이는 식당이다 보니 음식은 맛이 없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며 방문했는데 음식 맛과 분위기, 직원분들의 친절하고 유쾌한 응대까지 완벽했던 곳입니다. 인상 깊게 본 '화양연화' 테마에 다녀온 점도 정말 좋았고요. 마치 제가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듯한 독특한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다음에 궁금한 영화의 테마가 돌아오면 다시 방문할 예정입니다.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맛집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담 비스트로 드 욘트빌, 기념일에 가기 좋은 클래식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2) | 2023.03.27 |
---|---|
제주공항 근처 맛집 '물항식당' 숯불에 구운 신선한 갈치구이 (1) | 2023.02.03 |
분위기 좋은 해운대 카페 추천: 까사부사노 에스프레소 바 (0) | 2023.01.09 |
광안리 핫플 '초힛사츠' 웨이팅이 아깝지 않은 일본 감성 맛집 (0) | 2023.01.09 |
부산 기장 '하이수산' 가성비, 맛 모두 만족한 대게 맛집 (0) | 2023.01.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