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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리뷰

을지로 우래옥: 평양냉면을 사랑하게 되는 곳

by 리뷰하는 시아 2021. 10. 7.

평양냉면 좋아하시나요? 저에게 평양냉면은 종종 생각나기는 하지만 정말 좋아한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에요. 그런데 최근 백종원 님이 나오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냉면 랩소디'를 재밌게 보면서 프로그램에 소개된 냉면집 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제가 평양냉면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 준 곳이자 무려 1946년부터 평양냉면을 전문으로 해온 을지로 우래옥을 소개하려 합니다. 

 

Since 1946 평양냉면 전문점, 우래옥

- 영업시간: 11:30 - 21:30

- 위치: 을지로 4가 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

- 미쉐린 가이드 서울, 냉면 랩소디, 수요 미식회 소개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평일, 오픈 시간인 11시 30분보다 15분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미 대기 중인 팀이 10팀가량 있었어요. 우래옥은 오픈 전에 대기 명부에 대기를 받고 있으니 일찍 가셔서 대기를 걸어두시길 추천합니다. 

 

오픈 시간이 되고 이름이 호명되면 입장할 수 있습니다. 매장이 넓어서 다행히 오픈 시간에 맞게 들어갈 수 있었어요. 

 

 

내부는 2층 건물을 통으로 쓰고 있는데 넓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입니다. 

 

-평양냉면 14,000원

-김치말이 냉면 14,00원

-불고기 1인분 35,000원, 2인분

 

이렇게 주문했어요. 평양냉면 치고도 가격이 꽤 높은 편이긴 하네요. 밥이 들어가 있다는 김치말이 냉면이 궁금해서 한번 시켜봤습니다. 

불고기 외에도 갈비, 소금구이, 염통구이 등 구이 종류가 꽤 다양했어요. 

 

잠시 후 기본 반찬이 준비됐어요. 불고기를 켰더니 반찬이 이것저것 나오네요. 

동치미, 샐러드, 쌈채소와 무채, 김치가 나오는데 하나하나 다 맛있었어요. 

 

특히 저 겉절이가 정말 맛있어서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김치만 더 리필해 먹었어요.

간도 딱 맞으면서도 시원하고 깔끔한 게, 김치만 먹어도 맛있는데 냉면이랑 같이 먹으면 냉면이 더 맛있어지는 마법의 김치입니다. 

 

잠시 후 불고기가 먼저 나왔어요. 불고기는 직원분들이 먹기 좋게 익혀주십니다. 

냉면이 나오기 전에 불고기가 먼저 익었어요. 불고기는 다른 야채가 거의 없이 고기와 양념, 버섯, 대파 조금이 들어있는데 고기 퀄리티가 아주 좋았어요. 양념이 심심한 듯하면서도 간이 맞아 질리지 않고 들어가더라고요. 

 

다만 특별한 맛은 아니고 딱 정석의 불고기라서 다음에는 시키지 않을 것 같아요. 우래옥은 냉면이 워낙 맛있고 임팩트가 강해 냉면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고기를 먹다 보니 면수를 주시네요. 따뜻하고 고소해서 메밀차를 마시는 느낌이에요. 

 

평양냉면 14,000원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등장! 면 위에 백김치와 절인 무, 고기, 배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평양냉면 전문점 중 우래옥의 담음새가 가장 예쁜 것 같습니다. 

 

배 고명을 치워보면 드러나는 고기의 자태..! 고기 양이 꽤 많은데 정말 부드럽고 육향이 가득해서 아주 맛있었어요. 

 

국물을 한입 떠먹어 보면, 머리가 번쩍! 하는 느낌입니다. 눈물 나게 맛있어요..ㅠㅠ

육향이 굉장히 진하고 다른 평양냉면들에 비해 간간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평양냉면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거부감이 적을 것 같아요. 

 

 시원하고, 진하고, 감칠맛이 폭발하는 국물 만으로 14,000원이 아깝지 않습니다. 

 

이제 면을 먹어봐야죠. 

사실 저는 냉면을 좋아하지만 면 자체는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 제가 유일하게 면을 다 먹는 곳이 바로 우래옥입니다. 

 

구수한 메밀 향에 적당히 끊기는 식감의 면이 정말 맛있어요. 게다가 면을 다 먹을 때까지 얼음처럼 차가운 온도가 유지돼서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살얼음 하나 없는 국물인데 먹고 나면 속이 얼얼해지는 맛입니다.

 

배추, 고기 고명 잔뜩 올려 면 한입 먹고 국물 한 모금 마셔주면 끝내줍니다.. 지금도 너무 먹고 싶네요. 

함께 나오는 겉절이랑 같이 먹어도 정말 맛있어요. 

 

정신없이 먹다가 지인이 시킨 김치말이 냉면도 맛보기로 합니다. 

김치말이 냉면 14,000원

기본 평양냉면은 면 위에 고명이 소복이 올려진 채로 나왔는데 이 냉면은 풀어져서 나오네요. 국물 색깔도 확실이 붉은색을 많이 띱니다. 

 

 

역시 국물 먼저 먹어봤는데요, 기본찬으로 나오는 동치미를 평양냉면에 섞은 맛이에요. 

새콤한 국물이 맛있기는 했는데 동치미의 시큼함 때문에 육수의 육향이 가려져서 평양냉면만이 가진 매력은 적은 느낌입니다. 

 

맛있는 김치말이 국수 맛이랄까요? 평양냉면을 먹고자 한 저에게는 썩 만족스러운 메뉴는 아니었어요. 물론 맛 자체는  맛있습니다.

김치말이 냉면의 독특한 점은 아래쪽에 밥이 들어있다는 점이에요. 냉면에 밥이 말아져 있다니, 안 어울릴 것 같았는데 이게 또 별미더라고요. 밥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냉면을 먹다 보니 고기는 뒷전이 돼버렸지만 맛있는 한 끼였습니다. 

평양냉면이 생각날 때 주로 접근성이 좋은 봉피양을 다녔는데 앞으로는 무조건 우래옥입니다.

거리도, 웨이팅도 감수할 수 있을 맛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주시는 후식까지 잘 먹고 왔습니다. 

 

을지로 우래옥은 서울에서 평양냉면을 논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전통 있는 집이죠. 그 명성만큼 정말 맛있는 평양냉면을 맛보고 왔습니다. 우래옥을 포함해 제가 가본 평양냉면 전문점인 봉피양, 을밀대, 남포면옥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기도 해요. 육수의 진한 육향, 부드러운 고기 고명, 면 식감까지 완벽한 곳이었습니다. 물론 가격이 높고 웨이팅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맛집이었습니다. 조만간 아침 일찍 우래옥 웨이팅 하러 을지로에 방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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