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았던 주말, 산책할 겸 남산에 다녀왔습니다. 남산에 가면 남산 돈까스를 먹어줘야죠.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가끔 생각나는 옛날식 왕돈까스를 먹으러 남산 돈까스집 중 진짜 원조이자 '23번지 남산돈까스'로 불리는 '남산 돈가스'에 다녀왔습니다. 돈까스, 생선까스, 순두부까지 다양하게 직접 먹고온 후기입니다.
진짜 원조, 남산 돈가스
- 위치:서울 중구 소파로 23
- 영업시간: 09:00-22:00
- '남산 돈까스 전문점'으로 검색해야 위치 확인 가능
남산 돈까스이 원조인 '남산 돈가스'는 돈까스 거리로 유명한 지역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2시쯤 도착했는데도 대기줄이 길었어요.
굳이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유튜버 '빅페이스'님 영상을 통해 원조 남산 돈까스의 이야기를 알게 되어서에요. 이곳이 처음으로 '남산돈까스'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한 원조 집으로, 과거 돈까스 거리에서 가장 손님이 많은 곳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게가 잘되자... 건물주가 권리금도 없이 당시 사장님을 내보내고 동일한 이름, 동일한 간판으로 본인들이 원조인 양 광고하며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진짜 원조 사장님은 돈까스 거리에서 동떨어진 장소에서 영업을 하게 되셨고... 해당 사건으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원조의 맛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원조 사장님을 돈쭐내 드리자....!라는 마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저와 같은 마음인 분들이 많은 걸까요..? 줄을 서고 5분도 안되어 제 뒤로도 대기 줄이 마구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회전이 빠른 편이라 10분정도 대기하고 들어갔습니다. 안내해주시는 직원분들이 굉장히 친절하셨어요.
남산 돈가스 메뉴입니다. 남산에 있는 돈까스 집들은 돈까스 외에도 국밥, 비빔밥 등 가게만의 특색 있는 메뉴를 같이 팔더라고요. 이곳은 찌개류를 함께 팔고 있길래 순두부를 한번 주문해 봤습니다.
- 돈가스 9,500원
- 생선가스 10,500원
- 순두부 8,000원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가격만 보면 비싼감이 있지만 남산에 간 김에 노포 분위기를 느끼며 한 끼 먹는다.. 정도로 생각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국물과 스프는 가져다주시고 김치, 깍두기, 고추와 쌈장은 테이블에 있는 반찬통에서 직접 덜어먹을 수 있어요. 콩나물과 다른 반찬은 순두부를 시켜서 나온 것 같네요.
오랜만에 스프를 보니 반갑고 맛있었어요. 스프는 요청하면 더 가져다주십니다.
스프를 먹다 보니 금방 나온 돈까스! 손님이 많았는데도 빠르게 나와 좋았어요.
따끈따끈한 돈까스에 소스가 듬뿍 부어져 나오고 사이드로 옥수수, 양배추 샐러드, 밥이 함께 나옵니다.
소스를 듬뿍 찍어 한입 먹어봤습니다. 맛은 딱 옛날 왕돈까스 맛이에요.
고기 자체가 두껍지는 않지만 튀김옷이 얇고 바삭함이 살아있었어요.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한, 잘 튀긴 돈까스였어요.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저는 소스에 케첩을 좀 더 섞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먹다 보니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에 익숙해져 맛있었어요.
개인적으로 과거에 돈까스 거리에 있는 TV 방영 맛집이라는 곳에서 먹은 것보다 이 집이 맛있었어요.
다음으로 생선가스를 먹어볼 차례! 기본 구성은 동일하고 타르타르소스가 추가되었습니다.
독특하게 생선까스 아래에 돈까스 소스가 깔려 있더라고요.
생선까스 살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편이었어요.
먹어보니 돈까스 소스를 함께 주시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함께 나오는 타르타르소스가 살짝 건강한 맛이라 돈까스 소스를 먼저 찍고, 그 위에 타르타르소스를 얹어 먹으니 딱 맛있었습니다. 돈까스 소스 추가로 요청해서 같이 먹었어요.
돈까스 먹을때도 느꼈는데 이 집 튀김을 참 잘 튀기세요.
마지막으로 순두부가 등장했습니다.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줄 칼칼한 국물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주문했는데요, 예상치 못한 희멀건 비주얼에 살짝 놀랐습니다.
순두부와 계란이 섞이도록 잘 저었더니 더더욱 하얀색을 띠는 순두부.. 일단 한번 먹어봤습니다.
음...? 첫 입에는 이게 무슨 맛인가 했어요. '맛'이랄게 느껴지지 않는달까요? 기대했던 매콤함, 칼칼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먹을수록 이 맛에 익숙해지더니 그릇을 다 비울 때쯤은 맛있게 느껴졌어요.
순두부와 계란이 풀어지며 만들어 내는 부드러운 식감에 자극적이지 않지만 적당한 감칠맛이 있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처음 먹어보는 순두부 맛이었습니다.
남산 돈가스의 음식은 대체로 많이 자극적이지 않고 순한 옛날 맛인 듯했어요. 순두부는 그 특성이 가장 강했던 메뉴라 아마도 강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은 좋아하지 않으실 듯합니다.
원조 남산 돈가스에서 다양하게 주문해 한 끼 잘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돈까스가 제일 맛있었고 기억에 남네요. 음식도 음식이지만 직원분들도 모두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먹고 왔습니다.
원조 남산 돈까스로 알려진 소파로 23번지 '남산 돈가스', 돈까스의 맛 자체가 굉장히 뛰어나거나 가성비가 좋은 곳은 아닙니다. 이동네 돈까스집 대부분이 비슷하게 옛날 돈까스의 익숙한 맛을 냅니다. 굳이 찾아갈 만한 맛집은 아니지만 남산에 가는 김에 오래된 원조 맛집에서 한 끼 든든하게 먹는다는 기분을 내기는 괜찮은 곳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길을 따라 걸으니 금방 남산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날씨도 좋고 길도 예뻐 산책하기 참 좋았어요. 남산 돈가스에서 식사하고 남산 공원까지 산책하는 코스, 요즘 같은 가을날 다녀오기 딱 좋은 것 같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하루라도 더 바깥 풍경을 즐겨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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